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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km(110마일) 투수 불멸의 전당행

야생자연인 2020. 1. 28. 22:36

입력 2009.07.24 06:21

메이저리그 야구(MLB)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려면 대부분 선수나 감독 시절 성적이 좋아야 한다. 그러나 성적이 좋지 않거나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기에 부족해도 야구 문화와 역사에 지대한 공을 세운 사람이라면 들어갈 수 있는 명예로운 곳이 있다. 바로 ‘불멸의 전당(Shrine of the Eternals)’이다.

미국 로스엔젤레스 인근 몬로비아라는 도시에는 ‘베이스볼 렐리퀘리(Baseball Reliquary. 이하 BR)’라는 비영리단체가 있다. LA카운티 정부의 지원금을 받아 운영되는 이 단체는 야구가 미국 문화와 예술에 미친 영향을 부각시키고 나아가 공헌자를 발굴해내고 있다.

이 단체는 ‘불멸의 전당’이라고 해서 일종의 ‘명예의 전당’ 같은 것을 운영하고 있는데 지난 1999년 이후 헌액된 야구인은 2008년까지 24명이다. 이 전당에 들어가려면 좋건 나쁘건 독특한 플레이를 한 선수, 개성이 뚜렷한 야구인, 야구 환경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인물이어야 한다.

지금까지 이 전당에 들어간 인물을 살펴보면 ‘조막손 투수’ 짐 애벗, ‘멕시코 야구의 신화’ 페르난도 발렌수엘라, ‘히스패닉의 영웅’ 로베트로 클레멘테, ‘슈리스’ 조 잭슨, ‘야구 통계 전문가’ 빌 제임스, ‘일본계 미국인 야구의 아버지’ 제니무라 켄이치, 첫 흑인 메이저리거 재키 로빈슨 등이 있다. 물론 이들 중에는 명예의 전당에 들어간 이도 있다.

최근 이 전당에 25번째로 헌액된 인물이 있는데 주인공은 야구 역사상 가장 빠른 공을 던졌던 것으로 알려진 스티브 댈코우스키(Dalkowski)다. 그는 지난 주말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의 한 도서관에서 열린 BR 주최 행사에서 '불멸의 전당'에 헌액됐다. 마이너리그 선수였던 댈코우스키는 110마일(175km)의 엄청나게 빠른 공을 던졌던 투수다.

110마일(비공식)을 던진 투수

그의 공은 그러나 공식 기록으로 인정받지는 못했다. 1960년대에 마이너리거였기 때문에 실제로 스피드를 가늠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는데 그의 피칭을 본 사람이라면 110마일은 족히 나왔을 것이라고 증언한다.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감독인 얼 위버는 “놀란 라이언, 샌디 코우팩스가 던지는 것을 봤지만 댈코우스키보다 빠르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역사상 가장 빠른 공을 던진 투수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밥 펠러(104마일을 던졌을 것으로 추측)를 상대했던 '야구계의 전설' 테드 윌리엄스도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사나이”로 댈코우스키를 꼽았다. 윌리엄스는 한 차례 댈코우스키가 공을 던질 때 타자석에 섰던 경험이 있다.

110마일(175km)를 던졌던 댈코우스키가 메이저리거가 되지 못했던 이유는 제구력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그는 캘리포니아 리그에서 한 시즌에 170이닝 동안 262개의 볼넷을 기록한 적도 있었다. 반면 삼진아웃은 262개나 됐다. 댈코우스키의 공을 받은 적이 있는 칼 립켄 시니어(포수)는 “그의 공은 단순했다. 그는 공을 좌우(inside&outside)로 던지지 않았고 주로 상하(high&low)로 던졌다”고 회상했다. 공이 너무 높거나 너무 낮았기에 타자가 맞추기에 쉽지 않았고 한편으로 볼넷으로 진루하기가 쉬웠다.

공포의 강속구 투수

댈코우스키가 등판한 경기는 볼넷 아니면 삼진아웃 일색이었을 것이라고 봐도 될 것이다. 당시 댈코우스키는 몸에 맞히는 공을 던져 상대 타자의 귀를 찢어놓기도 했는데 이후 이 리그의 타자들은 댈코우스키가 등판하는 날에는 공포감에 휩싸였다고 한다. 공포감 때문에 댈코우스키가 공을 상하로만 던지는 투수라는 사실을 타자들은 간파하지 못했다.

마이너리그 시절 댈코우스키의 동료였던 조 알토벨리는 LA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댈코(애칭)는 밤새도록 술을 마시는 것을 좋아했다. 그러나 술을 마신 다음날에는 100마일대의 강속구를 던졌다”고 회상했다.

은퇴 후 댈코우스키는 알코올중독으로 거리에서 방황했고 이동 노동자로 일했다. 그리고 알코올중독은 그를 치매환자로 만들었다. 치매로 인해 그는 1960년대 중반 이후의 일은 기억하지 못한다.

마이너리그에서 9년 동안 뛰었던 그의 통산 성적은 46승80패, 방어율 5.59였다.

[메이저리그: 총알을 던지는 사나이들]

야구에서 투수가 시속 100마일의 빠른 공을 던지는 것은 꿈이다. 100마일을 km로 계산하면 시속 약 161km다. 한국에서는 150km면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로 평가되는데 이를 마일로 환산하면 93마일이다. 한국 프로야구의 괴물투수인 류현진은 왼손 투수이면서도 151km의 빠른 공을 던질 수 있고 제구력이 좋아 인기를 끌고 있다.

21세기에 메이저리그 선수 중 100마일 이상의 빠른 공을 던진 투수는 랜디 존슨(102마일, 2004년7월9일), 바비 젱크스(102마일, 2005년 8월27일), 아르만도 베니테스(102마일, 2002년 5월24일), 카일 판스워스(101마일, 2004년 5월26일), 에릭 가니에(101마일, 2004년 4월16일), 기예르모 모타(101마일, 2002년 7월24일), 빌리 와그너(101마일, 2003년 6월11일) 등이다.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마무리 투수 젠크스는 2003년 12월 겨울 리그에서 104마일을 기록했지만 이는 공식 기록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이 밖에 100마일을 기록한 투수는 리치 하든, 호르헤 훌리오, C.C. 사바시아, 벤 쉬츠, 케리 우드, 데릭 턴바우, 바르톨로 콜론, 로저 클레멘스 등이다.

공식적으로 100마일을 가장 먼저 던진 선수는 놀란 라이언으로 기네스북에 따르면 그는 지난 1974년 8월20일 애너하임 스타디움에서 100.9마일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여전히 기네스북의 최고 기록으로 남아 있다.

baseball-almanac.com에 따르면 공식적으로 가장 빠른 공을 던진 투수는 마크 월러스로 1995년 시범 경기에서 103마일을 기록했다.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밥 펠러가 1940년대에 104마일의 공을 던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고 월터 존슨도 전성기 시절인 20세기 초반 100마일 안팎의 공을 던졌다고 한다.

[한국의 강속구 투수들]

한국 선수 중에서는 역시 박찬호가 최고의 강속구 투수다. 그는 LA 다저스 시절인 1996년 5월28일 쿠어스 필드에서 100마일(161km)의 빠른 공을 던졌다. 한국 선수 중 가장 빠른 공을 던진 공식 기록이다. 선동열은 1995년 일본 프로야구에서 96마일(155km)을 기록했고 박동희 선수는 1993년 한국 프로야구에서 95마일(153.5km)의 빠른 공을 던져 강속구 투수 톱5 안에 들었다.

2003년과 2004년에는 엄정욱이 98마일(158km)의 빠른 공을 뿌려 한국 야구 역사상 최고의 빠른 공을 던진 투수로 기록됐다. 엄정욱은 공인된 것은 아니지만 2003년 3월 161km까지 기록한 바 있다.

이 밖에 빠른 공을 던지는 한국 투수하면 최동원이 생각나는데 그는 전성기 시절 직구 구속이 90-93마일(145-150km) 수준이었고 한기주도 최고구속 96마일(155km)을 기록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오승환은 90마일 안팎의 '평범한(?)' 공을 던지지만 초속과 종속의 차이가 다른 투수에 비해 크지 않아 타자 입장에서는 빠른 공이 플레이트를 지나가는 것처럼 느끼게 된다. 1회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에 참가했던 미국 대표팀의 한 선수는 오승환의 공이 110마일처럼 보인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출처

https://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9/07/24/200907240015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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